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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쟁의 새로운 양상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전쟁, 해킹과 사이버 공격

18 October 2024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이스라엘-이란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180여발을 발사했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 당한 것에 대응한 공격 이후 약 6개월 만에 이뤄진 공격입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보이는 공격 이면에는 이와 함께 수반된 사이버 공격이 있었습니다.

이란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그룹은 이스라엘 레이더 시스템을 손상시켰다고 주장한 적도 있었는데요. 지난 2023년 10월 하마스의 대규모 침공 직전/직후 이란이 이스라엘에 극심한 사이버공격을 시도한 것에서 미루어 보아 이번 분쟁에도 사이버공격이 상당히 깊게 개입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20년 가까이 현재진행형인 이스라엘-이란의 사이버 전쟁

사실 양국 사이에는 이미 총탄만 오가지 않았을 뿐, 거의 20년 가까이 사이버전쟁이라는  긴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 습니다. 2006년 초, 어쩌면 그보다 더 일찍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지하 공장인 나탄즈 핵 시설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하여 방해하기 위해 스턱스넷(Stuxnet)으로 알려진 악성코드를 개발하여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두 자신들이 스턱스넷을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하지만, 많은 취재원들은 양국이 악성 소프트웨어의 배후에 있다는 것이 사실상 정설에 가깝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8200부대와 Predatory Sparrow라는 단체를 직접 운영, 혹은 운영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8200부대는 지난 친이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의 삐삐 수천대가 폭발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삐삐와 무전기 생산 단계에서 폭약을 장착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8200부대가 개입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국가 사이버국 국제 협력 책임자인 아비람 아트자바는 "이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조용한 전쟁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란과 그 동맹국으로부터의 사이버 공격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쟁 발발한 이래 이란이 이스라엘에 가한 약 800건의 중대한 공격이 저지되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정부 기관, 군 및 민간 인프라가 목록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이파와 사페드 등의 도시에 있는 병원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포함하여 환자 데이터가 유출된 공격 등 일부 공격은 저지할 수 없었다고도 했죠.


지속되는 사이버 전쟁의 피해자는 무고한 민간인?

많은 사람들은 중동에서 들려오는 이런 전쟁 소식을 보면서 상호간에 쏟아지는 무자비한 로켓 공격이나 탱크와 포병대가 가자 지구의 민간인 건물을 파괴하고, 인질들이 지하 터널에 갇히거나, 수백만 명이 싸움으로 인해 집에서 쫓겨나는 상황에 대한 보도만 우선적으로 떠올립니다만, 실상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사이버전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문제는 이런 사이버 갈등의 결과는 주로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전투에 참여하는 군인이나 무장 세력에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실제 병원, 대학, 은행, 신문 등 디지털 범위 내의 모든 것을 표적으로 삼았던 이러한 공격은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런 공격은 이스라엘 대중에겐 공포와 불편을 안겨줬죠. 하마스 해커들은 피싱 공격도 감행했습니다. 

피싱 공격은 비교적 간단한 공격으로, 가짜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어 합법적인 메시지처럼 보이게 하고 사용자에게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여 답장하거나 컴퓨터나 휴대폰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는 링크를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단순한 공격이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죠. 

이란과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가하는 가장 흔한 공격 유형은 분산 서비스 거부입니다. 뉴스 미디어, 은행, 금융 기관 및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했죠. 한 공격으로 예루살렘 포스트라는 언론사 웹사이트가 이틀 동안 오프라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컴퓨터를 감염시키고 데이터를 파괴하는 와이퍼 악성코드를 퍼트리기도 했습니다. 강탈이나 감시와 같은 목적이 아니라 그냥 모든 것을 지워버려서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죠. 또 다른 공격 형태는 디지털 광고판에 원격 코드를 삽입해서 이스라엘 주변 지역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게양하고 군사적으로 패배했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리기도 했습니다.


​가지지구에 대한 통신 봉쇄와 사이버 공격에 나선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가한 이스라엘 역시 통신 봉쇄라는 방식으로 사이버전을 수행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의도적이고 전면적인 차단이나 인터넷 접속 제한은 여러 권리를 침해하며 위기 상황에서 치명적일 수 있고 장기간의 완전한 통신 차단은 잔혹 행위를 은폐하고 처벌 면제를 낳으며 인도주의적 노력을 더욱 훼손하고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신 차단과 인터넷 차단은 이스라엘 당국이 기술적 수단을 통해 의도적으로 유발한 해킹 공격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수행되었습니다.

물론 이란과 달리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비해 인터넷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 디지털 전장에서 공격할 대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아예 가자의 인터넷 연결을 제약한거겠죠. 실제 2023년 10월 27일, 이스라엘은 약 34시간 동안 지속된 거의 완전한 통신 차단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통신 차단은 세계보건기구를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비난했으며, 사무총장은 이 차단으로 인해 " 구급차가 부상자에게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고 게시했습니다. 인터넷이나 전화 연결이 없으면 가자지구의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은 구급차를 부를 수 없고, 의료진은 파견 센터와 연락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 이후로도 비슷한 인터넷 중단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피해, 이주, 전력 및 인터넷 중단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인터넷 연결은 일반적인 속도의 15%로 감소했습니다.

가자 지구에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던 시기에 친이스라엘 해커 활동가들이 개입했습니다. 예를 들어, WeRedEvils라는 그룹은 Gaza Now 뉴스 사이트를 다운시켰습니다. 미국의 데이터 전송 및 추적 회사인 Cloudflare에 따르면, 적대 행위가 심화되면서 팔레스타인 웹사이트로의 모든 트래픽의 최대 60%가 서비스 거부 공격 트래픽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공격은 은행과 IT기업이 목표였어요.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이스라엘의 사이버 돔 

물론 이런 사이버전쟁 만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해커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 전쟁은 실제 전장에 영향을 줬다기보다 민간인에 대한 불편감 유발, 스파이 행위나 선전에 더 활용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사이버 공격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민간인이라는 연구도 있는데요. 

10년 동안 10,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사이버 공격은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유발한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물리적 테러로 인한 피해와 유사합니다. 사이버 공격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은 갇힌 듯한 느낌과 불안함을 느끼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급격히 감소, 심적으로 몰리게 되고 강력한 보복을 요구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스라엘측에서는 이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아이언 돔이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이버 돔'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텔아비브 대학교에 소속된 국가안보연구소의 연구원인 척 프라이리히는 이스라엘의 주요 적대국인 이란이 온라인 전쟁에서 "인상적인 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들의 공격은 인프라를 파괴하고 방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정보를 수집하고 선전 목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것도 목적"이라고 했는데요.


​전쟁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사이버 전쟁

실제 이란측에서는 스턱스넷 바이러스를 이용한 공격과 반정부 시위자들이 2009년 선거 후 봉기에 대한 지지를 모으는 도구로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주목했는데요.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협에 이란은 사이버전에 대한 투자와 전문 지식을 습득해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활동적인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고 척 프라이리히 연구원은 언급했습니다. 

이스라엘측은 사이버 돔을 사용하면 모든 시스템에 연결된 스캐너가 데이터를 전송, 대규모 데이터 풀을 형성하며 국가 인프라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여 이스라엘 사이버공간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중앙집중적/실시간 시스템이 가동, 각종 위협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시아파의 수장이라는 정치적 이점을 활용, 레바논에 기반을 둔 테러 집단 헤즈볼라나 예멘에 근거지를 둔 후티 반군 등에 영향을 주면서 스파이웨어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이나 교전 감소가 양 국의 사이버 공격을 멈추거나 늦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상호간에 사이버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긍정적인 외교적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양측의 잘못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런 사이버 공격에 의해 가장 큰 피해와 불편을 겪는 것은 군인들도 정치인들도 아닌 일반 시민들이기에 양국의 이런 문제가 최대한 바르게 평화적으로 해소되길 바랍니다.

  • Cyber Security
  • 영화 속 해킹이 현실로? 디지털 감시와 개인 정보 보호의 경계
    영화 속 해킹이 현실로? 디지털 감시와 개인 정보 보호의 경계

    2008년에 개봉했지만 볼 때마다 여전히 새로운 영화 같은 <다크 나이트>의 한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고담 시민들과 죄수가 각각 탑승한 배의 선창내 가득 실린 폭발물 기폭 장치를 가지고 있던 조커를 찾기 위해 배트맨이 특수한 장비를 가동하던 장면 말입니다. 루시우스 폭스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그 장비는, 고담 시민들이 가진 각각의 휴대전화를 해킹해서 일종의 레이더처럼 고주파를 발신, 소리를 사용해 입체 영상화 하여 주변 상황을 재구성하는 한편 통화내용을 감청해서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목표하는 대화가 들리는 곳을 추적하고 해당 지역의 영상을 감시할 수 있게 하는 신개념 해킹 장비(영화 속 명칭- Sonar Vison[소나 영상])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런 일이 가능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이 있는데요.   CCTV 감시와 메신저 추적: 현실이 된 사이버 해킹 영화에서도 루시우스 폭스는 이 장비를 보고 "아름답고, 비윤리적이며,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한참을 보더니 "이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못 박았죠. 그런데 이런 해킹 장비가 현실에 구현이 되어, 실제로 사용될 뻔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나타난 새로운 증언에 따르면, 위 영화와 같은 기술이 사용될 뻔한 것에 대하여 믿을 수 없는 충격을 선사하였습니다. 국회 12.3 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지난 13일 사이버작전사령부(사이버사)산하 해킹 부대이자 군직제에도 미공개 된 비밀특수부대인 '900연구소'가 비상계엄에 개입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는데요. 조사단은 사이버사가 지난 8월 을지연습(UFS) 훈련에서 '북 거점 초토화 훈련'과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관계망서비스) 장악 훈련' 등 새로운 사이버 훈련을 진행했다는 정보를 입수, 비상계엄을 대비한 훈련에 대한 의혹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SNS 장악 훈련’입니다. 조사단은 "(900연구소가 하는)SNS 장악훈련은 유튜브,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SNS 중 반국가세력 관리자 그룹, 혹은 유력 인사의 계정을 장악/탈취해, 그 권한으로 나아가 댓글 조작 등을 시도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메신저로 대한민국 국민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전부 수집할 수 있고, 또한 해당 계정을 직접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AI가 적용된 LLM(Large Language Model, 대형 언어 모델)과 결합하면 감청하고자 하는 텍스트를 자동화된 인공지능이 빠르게 탐색할 수도 있겠죠. 거기다 국군 전산병들의 해킹 기술은 그리 나쁜 편이 아닙니다.  지난 C4I 모의 장비 해킹훈련 시에는 순식간에 각 사무실 단말기부터 중앙서버까지 탈취하기도 했죠. 그 뿐만이 아닙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직전부터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군인들이 서울시가 관리하는 CCTV를 감시 및 관찰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군 관계자는 서울시에 별다른 설명 없이 '장비 점검'과 '시스템 테스트'라며 CCTV를 들여다봤다는 데요. 용산구 한남동 일대를 비추는 CCTV와 강남구 압구정동, 종로구 자하문로,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노들섬, 비상계엄이 발표된 직후인 밤 10시 35분쯤 의사당대로, 여의도 국민은행, 그리고 국회 일대의 CCTV를 열람하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 병력이 철수한 새벽 3시 48분까지 706차례나 서울시 CCTV에 접속했다고 하는데요. 서울시가 재난 상황과 치안 대비를 위해 시내에 약 1만여 곳에 설치한 CCTV는, 통합방위태세·경계태세가 격상되거나 군 훈련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열람이 제한됩니다. 영화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했지만, 권력을 가진 국가의 경우 CCTV  전체조회만 하면 되어,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 없겠죠. 건물을 투과하여 3D영상을 만들어내는 수준의 기술까진 아니지만, 사람들이 메신저로 어떻한 대화를 하며, 어디서 접속하는 지, 또한 주변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영화에서나 보던 사이버 해킹이 아닐까 싶은데요. 정말 영화에서만 보던 사이버해킹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을까요? 설령 실제로 진행되었다는 가정을 할 게 될 경우, 얼마나 정밀하게 개인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는 것일까요? 만약 국가가 국민의 디지털 미디어를 전부 감시하고 있고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다면, 그거 야 말로 '잘못된 일'이 아닐까요?   IP 추적의 현실적 한계와 디지털 감시망의 허점 물론 IP망을 통해 개인을 추적한다는 말 자체는 어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IPv4 주소는 256의 4거듭제곱, 약 43억개의 고유 주소를 가지는 자원입니다. 정해져 있는 자원이라 전 세계인에게 돌아가지 않아요. 실제 IANA(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 인터넷 할당 번호 관리기관)에서는 2011년부터 IPv4의 할당을 중지했고, 2015년 ARIN(American Registry for Internet Numbers, 미국 인터넷 번호 등록부)에서는 IP 주소가 고갈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이 소속된 APNIC(Asia Pacific Network Information Center, 아시아-태평양 지역 네트워크 정보센터)의 경우도 2020년에 거의 고갈되었다고 밝혔죠. 128비트 체계인 IPv6을 사용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만, 아직까지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공유기를 사용한다거나, Tailnet과 같은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망)을 쓰는 식으로 IP를 나눠 쓰고, DHCP(Dynamic Host Configuration Protocol, 동적 호스트 구성 프로토콜)과 같이 접속할 때마다 보유중인 IP들중 하나를 분배해주는 식으로 고정된자원을 아껴 쓰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IP 주소로 원점을 타격하는" 공격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또, IP 주소만으로는 개인 정보를 추적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같이 전국민을 검열하는 정보 감시 방화벽인 금순공정이 있는 것도 아니여서 SSL에 대한 중간자 공격도 불가능합니다. 과거 IPv4의 수량이 충분하였을 때 개인마다 고정 IP를 받던 시기 기준으로  IP를 추적해서 핑 폭주 공격인 ICMP Flooding을 가하기도 했지만, 개인유무를 식별할 수 없는데다 IDC에서 1차적으로 걸러지는 지금은 불가능하죠.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같이 각국에서 사용할 주소 자체는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Track URL과 같은 도구를 통해 어느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의 어떤 노드에서 접속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 거주 여부 정도까진 알 수 있죠. 개인이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통신사 문을 물리적으로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권력기관이라면 사정은 달라지죠. 통신사는 라우팅 정보를 사용해서 유동 IP가 어느 MAC 주소 사용 기기, 어느 가입자에게 할당되었는지에 대한 로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버수사대는 통신사 측에 정식으로 수사 협조 요청을 해서 정보를 수령, IP와 개인 정보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통신사정보열람 및 개인 SNS감청과 통신비밀보호법의 딜레마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앞서 CCTV를 강제로 열어봤던 것처럼, 총구나 권력을 앞세워 통신사 정보를 강제로 열람하거나 혹은 PII(Personal Identifiable Information, 개인 식별 정보) 원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기관이 작정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열람 및 공격하겠다고 나서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시피 한 것입니다. 실제 2017년,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법원을 비롯해 공공기관 전산망을 해킹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적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NSA(National Security Agency, 미국 국가안보국)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제로데이 취약점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죠. 국가정보기관의 국민을 향한 이런 도감청 시도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실제 1979년 12월 12일, 계엄사령부 합수본부단장이자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은 도감청을 총동원한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진압군의 움직임을 속속들이 파악해서 진압군의 움직임에 사전대응했습니다. 특히 전두환의 비서실장이자 하나회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허화평은 군사반란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수도경비사령관 장태완 소장을 중심으로 한 진압군들의 모든 통화를 도감청한 적이 있습니다. 이걸 보면 권력을 등에 업은 국가정보기관의 무서움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데요. 이번 사건은 계엄사령부가 도청과 감청에 이어 더 강력하고, 초법적이며, 불법여론 조작까지 하려는 시도로 인한 공포가 증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헌법상 통신의 비밀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도 감청가능한 범죄의 한정, 범죄수사의 보충성, 영장에 준하는 법원의 허가서 발부 등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감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소위 '반국가세력'을 막겠다는 미명 하에 자행될 뻔했던 이번 공격은 비윤리적이며, 위험하며, 잘못된 일입니다.  

    Dec 19 2024

    생성형AI시대, e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전과 변화: 디지털 저작권 보안의 새로운 국면
    생성형AI시대, e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전과 변화: 디지털 저작권 보안의 새로운 국면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와 함께 생성형AI는 기업 보안과 저작권 체계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업은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본 문서에서는 생성형AI가 기업 보안과 디지털 저작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e디스커버리 제도에 미치는 변화를 살펴보고자 합니다.생성형AI가 기업 보안에 미치는 영향생성형AI는 기업의 보안 환경에 긍정적 영향과 잠재적 위협을 모두 가져옵니다. 한편으로 AI 기술은 사이버 위협 탐지, 보안 교육, 개인정보 보호 등에서 혁신을 이끌며 보안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 자동 기사 생성 도구는 뉴스를 신속히 작성하여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제작 효율성을 크게 높입니다.반면 생성형AI의 오남용은 새로운 보안 위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데이터 유출, 딥페이크 등의 문제는 기업 보안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또한 법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윤리적 문제와 개인정보 침해 위험을 동반합니다. e디스커버리 제도는 AI 도입에 따른 이점과 위험 요소를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정보원은 AI 활용 시 보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서비스 사용, AI와의 대화, 플러그인 및 확장 프로그램 사용 시 보안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생성형AI의 법적 저작권 범위생성형AI가 만든 콘텐츠의 저작권 인정 여부는 현재 법적 논의의 중심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저작권은 인간의 창작물에 부여되며,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생성형AI로 제작된 영화 ‘AI 수로부인’은 편집저작물로서 저작권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이미지, 영상 등의 배열에 창작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그러나 생성형AI가 학습한 기존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문제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여 유사한 결과물을 생성할 경우, 이는 저작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시에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생성형AI 시대에서 e디스커버리 제도의 방향성e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과정에서 전자적 형태의 증거를 수집, 보존, 분석, 제출하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생성형AI의 발전은 e디스커버리 과정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증거로 제출될 경우, 그 신뢰성과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딥 페이크와 같이 AI를 활용한 위조 콘텐츠의 증가는 법적 증거로서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성형AI 시대의 e디스커버리 제도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AI 생성 콘텐츠의 신뢰성 검증: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기술적, 법적 기준 마련-      저작권 침해 여부 판단: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기존 저작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 강화-      법적 프레임워크 정립: 생성형AI와 관련된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저작권법 및 관련 법령 개정 필요 생성형AI의 윤리적 고려사항결정적으로 윤리적 문제와 보안 및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e디스커버리 제도는 생성형AI의 도입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과 함께, 윤리적 문제와 보안 및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고려를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합니다. 생성형AI의 발전은 기업 보안, 저작권, 법적 절차 등 다양한 분야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법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하며,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법적 안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성형AI에 대한 대비책 필요생성형AI는 빠르게 전환되는 디지털시대의 중심에 있습니다. 기업과 법률 전문가들은 관련 규제를 면밀히 검토하고 변화에 발맞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술 발전 속에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Dec 17 2024